[신문기사] [라리가HOT] ‘돌풍’ 아틀레티코의 신무기, 구글글래스
2014.04.16 11:23
[라리가HOT] ‘돌풍’ 아틀레티코의 신무기, 구글글래스
기사입력 2014-04-15 08:15 |최종수정 2014-04-15 14:01
한준의 티키타카
:: 아틀레티코 벤치에 축구계 최초로 등장한 '구글글래스' 경기 분석
헤타페와의 2013/201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3라운드 경기에서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벤치에는 다소 생소한 장면이 포착됐다. 레알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불 같은 성미로 심판 판정에 대해 항의 하다가 경기장 밖으로 쫓겨났던 ‘상남자’ 헤르만 ‘모노’ 부르고스 코치가 어울리지 않는 안경을 걸친 채 진중한 모습으로 경기를 응시하고 있었다. 부르고스가 쓴 안경은 일반적인 안경과 달랐다. 오른쪽 안경알 부근에 데이터 수신기가 장착된 구글글래스였다.
아틀레티코 돌풍의 기반이 된 시메오네 감독의 축구는 사실 미래적이라거나 창조적인 전술이 가미된 것은 아니다. 강한 규율과 활동량, 조직력과 기술력, 집중력과 헌신 등 전통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강한 팀 정신을 구축해 이룬 성과다. 불굴의 의지를 가진 ‘추장’ 시메오네 감독의 전사들은 티키타카로 대표되는 패스축구, 현란한 개인기로 대표되는 갈락티코축구를 물리치고 스페인 무대에서 선 굵은 축구와 수비가 단단한 축구로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MBC 축구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전 국가 대표 공격수 안정환은 매주 일요일 자정 넘은 시간 방송 중인 MBC 월드컵 스페셜 '꿈★을 그리다'에 출연해 과거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던 다시 직접 부딪혀 봤던 시메오네에 대해 “거칠고 난폭한 선수였다. 손도 많이 쓰고 파울도 많았다”며 “지금처럼 탁월한 전략을 지닌 명장이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겉보기에는 여전히 험상궂은 얼굴에 쉽게 다가서지 어려운 표정을 갖고 있는 시메오네 감독이지만, 그는 최근 말끔한 정장을 입고 단정히 머리를 빗어넘겨 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의 팀은 선수 시절 그의 플레이를 닮았지만, 그가 팀을 이끄는 방식은 매우 섬세하며 발전적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축구계에서 구글글래스를 가장 먼저 활용하기 시작했다.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도 아직 시도해보지 못한 일이다.
부르고스 코치는 이날 경기에서 구글글래스를 통해 경기의 실시간 데이터를 전송 받았다. 물론 스페인프리메라리가의 승인을 받은 뒤 구글글래스를 착용하고 경기에 입장할 수 있었다. 애초에 구글글래스로 전송되는 정보 자체가 스페인프로축구연맹과 중계권사업자 메디아프로의 합작으로 제작되었다. 실제 어플리케이션은 우니베르시다드 카톨리카 산안토니오 데 무르시아(UCAM) 대학 연구팀에서 만들었다.
부르고스는 구글글래스를 통해 경기의 실시간 패스 횟수 및 성공률, 볼 점유율, 패스 유형, 파울, 슈팅, 징계 현황 등 두 팀의 다채로운 경기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30초마다 자동으로 새로고침되며, 사용자의 손짓에 따라 곧바로 현재 시간 기점의 정보로 갱신된다. 코치진은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명령어를 말하는 것 만으로도 원하는 정보를 불러올 수 있기에 손으로 필기를 하거나 다른 지시를 내리는 일에도 문제가 없다. 그야말로 축구 지도자들에겐 신기원이 열린 것이다.
구글글래스는 사용자가 지켜보는 시점의 상황을 사진 및 동영상으로 직접 찍어서 볼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현재까지 구글글래스가 제공하는 경기 정보는 일반적인 수준의 경기 기록이지만 향후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 개발되고 추가될 예정이다.
부르고스 코치는 경기 내내 실시간으로 파악한 통계를 시메오네 감독에 전달했고, 시메오네 감독은 자신의 생각과 통계적 상황을 반영해 경기 중 전력 변화 및 교체 선수 투입을 결정했다. 부르고스 코치는 스페인 일간지 ‘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구글글래스는 정말 훌륭하다. 코치들에겐 정말 유용한 기기다. 실시간으로 경기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알아낼 수 있다. 이 정보를 통해 변화를 줘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내가 원하는 대로 설정을 달리 할 수 있고, 내게 맞춤 정보를 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구글글래스에 미래가 있다”며 강력 추천했다.
스페인프로축구연맹은 “구글글래스가 실제 경기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시간 경기 분석 자료를 매 경기 정확하게 제공한다. 클럽은 그들의 경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아볼 있고, 시즌을 통틀어 이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축구 경기 서비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기능을 더 발전시킬 예정이며, 구글글래스를 활용하는 팀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UCAM 대학과 중계권자 메디아프로 측도 “라리가가 기술적으로 선도하는 리그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구글글래스의 지도적 활용에 기대감을 보였다.
구글글래스는 미국에서 미국에서 개발되어 지난 2013년 2월 개발자 버전이 출시됐다. 최근에는 4월 15일에 단 하루 동안 일반 판매를 진행하며 대중화가 시작됐다. 가격은 스페인에서 1,100유로(약 160만원) 수준이다. 무선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기종으로 경기 중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독일 축구계에서도 구글글래스를 경기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독일의 관점은 조금 다르다. 축구 지도자들 보다 축구 심판들에게 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경기 리플레이를 확인하고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독일 심판 위원장 안드레아스 레팅은 이미 지난 2013년부터 독일의 축구 심판들이 구글글래스를 활용해 판정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레팅은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우리는 모든 새로운 기술적 발전에 열려있다. 물론 아주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심판들이 구글글래스 같은 컴퓨터 안경을 착용하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발전할 수 있다면 TV로 지켜보는 모두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을 심판들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아직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외에 다른 리그에서는 공식적으로 경기 참가 인원이 구글글래스를 사용하는 문제가 승인되지 않았다. 아틀레티코가 첫 케이스가 되면서 향후 구글글래스의 활용 문제가 세계 축구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네 삶은 또 한번 송두리째 바꿔 놓을 전자기기가 등장했다. 축구계가 구글글래스를 가장 이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을지, 아틀레티코가 이 신기술을 어떻게 경기력 향상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신과 신기술이 결합된 아틀레티코가 창단 후 첫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통산 10번째 라리가 우승이라는 클럽 역사상 두 번째 더블, 그리고 가장 위대한 더블을 달성할 수 있을까? 시메오네 감독은 “이제부터는 매 경기가 그냥 경기가 아니라 결승전이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위한 최상의 준비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는 출사표를 말했다. 구글글래스라는 신기술은 카리스마 넘치는 시메오네 감독의 지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 어린 시절 만화 '드래곤볼'을 즐겨본 이들이라면 사이어인들이 사용했던 '스카우터'를 기억할 것이다. 만화가 현실이 됐고, 축구는 만화처럼 더 흥미진진한 경기를 위해 진보해 나가고 있다.
글=한준 (풋볼리스트, tvN 축구해설위원)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431&article_id=0000000130
기사입력 2014-04-15 08:15 |최종수정 2014-04-15 14:01
한준의 티키타카
:: 아틀레티코 벤치에 축구계 최초로 등장한 '구글글래스' 경기 분석
헤타페와의 2013/201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3라운드 경기에서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의 벤치에는 다소 생소한 장면이 포착됐다. 레알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불 같은 성미로 심판 판정에 대해 항의 하다가 경기장 밖으로 쫓겨났던 ‘상남자’ 헤르만 ‘모노’ 부르고스 코치가 어울리지 않는 안경을 걸친 채 진중한 모습으로 경기를 응시하고 있었다. 부르고스가 쓴 안경은 일반적인 안경과 달랐다. 오른쪽 안경알 부근에 데이터 수신기가 장착된 구글글래스였다.
아틀레티코 돌풍의 기반이 된 시메오네 감독의 축구는 사실 미래적이라거나 창조적인 전술이 가미된 것은 아니다. 강한 규율과 활동량, 조직력과 기술력, 집중력과 헌신 등 전통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강한 팀 정신을 구축해 이룬 성과다. 불굴의 의지를 가진 ‘추장’ 시메오네 감독의 전사들은 티키타카로 대표되는 패스축구, 현란한 개인기로 대표되는 갈락티코축구를 물리치고 스페인 무대에서 선 굵은 축구와 수비가 단단한 축구로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MBC 축구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전 국가 대표 공격수 안정환은 매주 일요일 자정 넘은 시간 방송 중인 MBC 월드컵 스페셜 '꿈★을 그리다'에 출연해 과거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던 다시 직접 부딪혀 봤던 시메오네에 대해 “거칠고 난폭한 선수였다. 손도 많이 쓰고 파울도 많았다”며 “지금처럼 탁월한 전략을 지닌 명장이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겉보기에는 여전히 험상궂은 얼굴에 쉽게 다가서지 어려운 표정을 갖고 있는 시메오네 감독이지만, 그는 최근 말끔한 정장을 입고 단정히 머리를 빗어넘겨 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의 팀은 선수 시절 그의 플레이를 닮았지만, 그가 팀을 이끄는 방식은 매우 섬세하며 발전적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축구계에서 구글글래스를 가장 먼저 활용하기 시작했다.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도 아직 시도해보지 못한 일이다.
부르고스 코치는 이날 경기에서 구글글래스를 통해 경기의 실시간 데이터를 전송 받았다. 물론 스페인프리메라리가의 승인을 받은 뒤 구글글래스를 착용하고 경기에 입장할 수 있었다. 애초에 구글글래스로 전송되는 정보 자체가 스페인프로축구연맹과 중계권사업자 메디아프로의 합작으로 제작되었다. 실제 어플리케이션은 우니베르시다드 카톨리카 산안토니오 데 무르시아(UCAM) 대학 연구팀에서 만들었다.
부르고스는 구글글래스를 통해 경기의 실시간 패스 횟수 및 성공률, 볼 점유율, 패스 유형, 파울, 슈팅, 징계 현황 등 두 팀의 다채로운 경기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30초마다 자동으로 새로고침되며, 사용자의 손짓에 따라 곧바로 현재 시간 기점의 정보로 갱신된다. 코치진은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명령어를 말하는 것 만으로도 원하는 정보를 불러올 수 있기에 손으로 필기를 하거나 다른 지시를 내리는 일에도 문제가 없다. 그야말로 축구 지도자들에겐 신기원이 열린 것이다.
구글글래스는 사용자가 지켜보는 시점의 상황을 사진 및 동영상으로 직접 찍어서 볼 수 있는 기능도 탑재하고 있다. 현재까지 구글글래스가 제공하는 경기 정보는 일반적인 수준의 경기 기록이지만 향후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 개발되고 추가될 예정이다.
부르고스 코치는 경기 내내 실시간으로 파악한 통계를 시메오네 감독에 전달했고, 시메오네 감독은 자신의 생각과 통계적 상황을 반영해 경기 중 전력 변화 및 교체 선수 투입을 결정했다. 부르고스 코치는 스페인 일간지 ‘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구글글래스는 정말 훌륭하다. 코치들에겐 정말 유용한 기기다. 실시간으로 경기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알아낼 수 있다. 이 정보를 통해 변화를 줘야 할 부분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내가 원하는 대로 설정을 달리 할 수 있고, 내게 맞춤 정보를 줄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구글글래스에 미래가 있다”며 강력 추천했다.
스페인프로축구연맹은 “구글글래스가 실제 경기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시간 경기 분석 자료를 매 경기 정확하게 제공한다. 클럽은 그들의 경기에 대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아볼 있고, 시즌을 통틀어 이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축구 경기 서비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기능을 더 발전시킬 예정이며, 구글글래스를 활용하는 팀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UCAM 대학과 중계권자 메디아프로 측도 “라리가가 기술적으로 선도하는 리그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구글글래스의 지도적 활용에 기대감을 보였다.
구글글래스는 미국에서 미국에서 개발되어 지난 2013년 2월 개발자 버전이 출시됐다. 최근에는 4월 15일에 단 하루 동안 일반 판매를 진행하며 대중화가 시작됐다. 가격은 스페인에서 1,100유로(약 160만원) 수준이다. 무선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기종으로 경기 중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독일 축구계에서도 구글글래스를 경기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독일의 관점은 조금 다르다. 축구 지도자들 보다 축구 심판들에게 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경기 리플레이를 확인하고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독일 심판 위원장 안드레아스 레팅은 이미 지난 2013년부터 독일의 축구 심판들이 구글글래스를 활용해 판정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레팅은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우리는 모든 새로운 기술적 발전에 열려있다. 물론 아주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심판들이 구글글래스 같은 컴퓨터 안경을 착용하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발전할 수 있다면 TV로 지켜보는 모두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을 심판들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아직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외에 다른 리그에서는 공식적으로 경기 참가 인원이 구글글래스를 사용하는 문제가 승인되지 않았다. 아틀레티코가 첫 케이스가 되면서 향후 구글글래스의 활용 문제가 세계 축구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네 삶은 또 한번 송두리째 바꿔 놓을 전자기기가 등장했다. 축구계가 구글글래스를 가장 이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을지, 아틀레티코가 이 신기술을 어떻게 경기력 향상에 적용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신과 신기술이 결합된 아틀레티코가 창단 후 첫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통산 10번째 라리가 우승이라는 클럽 역사상 두 번째 더블, 그리고 가장 위대한 더블을 달성할 수 있을까? 시메오네 감독은 “이제부터는 매 경기가 그냥 경기가 아니라 결승전이다. 한 경기 한 경기를 위한 최상의 준비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는 출사표를 말했다. 구글글래스라는 신기술은 카리스마 넘치는 시메오네 감독의 지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 어린 시절 만화 '드래곤볼'을 즐겨본 이들이라면 사이어인들이 사용했던 '스카우터'를 기억할 것이다. 만화가 현실이 됐고, 축구는 만화처럼 더 흥미진진한 경기를 위해 진보해 나가고 있다.
글=한준 (풋볼리스트, tvN 축구해설위원)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football&ctg=news&mod=read&office_id=431&article_id=0000000130